[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개신교 목사의 동화사 훼불사건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대구지역 개신교계가 공식적으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교계는 훼불 목사의 소속 교단이 공식적인 사과 없이 이번 사건을 그냥 넘어가려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구종교인평화회의에 참여한 개신교계는 10일 사과 성명을 통해 “지난달 말 한 목사에 의해 자행된 동화사 탱화 훼불사건을 보면서 그 행위가 비록 한 개인의 그릇된 믿음에 의해서 저질러진 일이지만 같은 개신교인인 우리는 심히 경악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면서 사죄의 뜻을 내비쳤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외면한 채 이기적 우월주의와 배타주의에 매몰돼 증오에 찬 이웃종교에 대한 공격 행위는 그 무슨 변명과 교설로도 도무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문제의 목사가 속한 순복음교회는 속히 진상을 조사하고 정중히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더 이상 비신앙적이고 몰상식한 행위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교회는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신학교와 평신도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대구종교인평화회의(DCRP) 박정우 사무총장 등이 ‘동화사 훼불사건 대책위원장’ 원광스님(동화사 총무국장)에게 사과의 뜻을 직접 전달했다.
12일에는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 임재수 대표회장 등이 동화사를 직접 찾아 사죄했다. 임 회장은 동화사 주지인 성문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35년간 목회생활을 했지만 대구에서 처음 겪어보는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해 교계 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임 회장은 이어 “우리도 언론에 보도가 되기 하루 전에야 훼불사건을 알게 됐다”며 “이번 일로 불교계의 상처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지금에서야 와서 너무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화사 훼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대기총-동화사 간 핫라인을 구축하자는 제안을 통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런 사태에 대처하자는 뜻을 밝혔다.
성문스님은 “용기 있는 발걸음을 해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이웃종교의 아픔을 나누기 위한 의미있는 방문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지역 불교계는 훼불사건을 일으킨 목사 성모 씨의 소속 교단에서 책임 있는 공식적인 입장이나 사과가 없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동화사 총무국장인 원광스님은 “훼불 사건과 관계가 없는 대기총에서도 찾아왔는데 성 목사의 소속 교단은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면서 “이번 일이 원만하게 마무리되기 위해선 소속 교단에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전제돼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동화사 측은 성 씨 소속 교단의 공식적인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한편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성 씨는 가족 면회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성 씨는 “(가족들도) 성령님이 만나지 말라고 하신다”며 면회를 거부했다. 성 씨는 유치장에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설교나 선교 행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율청정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혜인스님은 "소속 교단에서는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히며, "나의 종교의 자유가 중요한 것만큼 타인의 종교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발원드린다"리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