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은 살생을 금지하는 불교 계율에 의해 채식 위주로 발달했다. 고려시대 불교가 융성해지면서 채식을 맛있게 먹는 법을 연구하다 보니 기름과 향신료 사용이 많아졌고 채소 본연의 맛을 살려 조리하다 보니 무침, 찜, 구이, 절임, 쌈 등의 조리법이 발달했다.
조선시대 들어 불교 문화가 쇠퇴하고 현대 들어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 육류 위주의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사찰 음식이 설 자리가 줄었지만, 최근 건강과 힐링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사찰 음식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찰 음식의 계율이 담긴 '사분율(불교의 4대 계율서의 하나)'에는 '때에 맞는 음식을 먹어라' '제철 음식을 먹어라' '골고루 섭취해라' '과식은 금하고 육식은 절제하라'고 쓰여 있다. 때에 맞는 음식이라 함은 아침은 죽을, 점심은 딱딱한 음식을, 저녁은 과일즙을 먹는 것. 아침은 뇌가 활동하는 시간이므로 가볍게 먹고, 낮에는 활동량이 많고 소화기관이 활발하게 활동하므로 거친 음식을 섭취한다.
저녁에 과식을 하면 신장과 간이 상하므로 과일즙을 마실 것을 권했다. 땅의 기운을 받고 자란 제철 재료에는 그 시기에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하고, 자연의 섭리도 거스르지 않는다. 과식을 하면 배설이 더뎌져 음식의 독성이 체내에 남기 때문에 절제해야 한다.
불가에서는 모든 식물에 본래 그만의 성질이 있으므로 이를 거스르지 않는 식생활을 해야 한다고 여긴다. 이를 위해 가능한 채소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하고 재료를 구입할 때는 농약이나 합성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을 선택한다. 채소 먹을 때는 잎이나 열매뿐 아니라 줄기, 뿌리까지 전체를 먹는다.
사찰 음식은 채소를 맛있게 조리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장류·부각·튀김·저장 음식과 함께 천연조미료가 발달했다. 특히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을 대비해 저장 음식이 발달했는데, 대표적인 저장 음식으로는 김치, 된장, 고추장, 간장 등과 장아찌가 있다. 장아찌는 거의 모든 채소로 담글 수 있어 사찰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또한 사찰 음식에는 부추, 파, 마늘, 달래, 흥거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향신채는 양기가 강해 심신 안정을 방해하고 식욕을 높여 소식하는 사찰 음식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 대신 버섯가루, 다시마가루, 제피가루, 제피잎, 방아잎, 들깨가루, 콩가루 등을 이용해 요리에 풍미를 더한다.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혜인스님은 "사찰음식만큼 현대인의 건강에 좋은 음식이 없다. 자극적이고 서구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우리 현대인들이 좋은 음식, 웰빙 음식을 멀리서 찾지 말고 주변에 가까운 사찰을 찾아 사찰음식을 접해보면 좋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