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건 아픈 거고 배고픈 건 배고픈 겁니다. 그걸 어찌 분별하지 말라 할 것입니까? 아프거나 배 고픈 것이야 살아가는 가운데 당연히 경험되는 느낌입니다. 느낌은 불교적으로는 모든 경험의 받아들임이란 의미로 수(受)라고 하는데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으로 나눕니다.
불교가 지향하는 것은 이 느낌에 대한 잘못된 관념에 의해 욕심-성냄-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탐(貪)-진(嗔)-치(癡) 삼독(三毒)이라고 하는 데, 모든 괴로움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불교에서는 아픔은 아픔 그대로, 배고픔은 배고픔 그대로 보아서 그것 때문에 탐진치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노력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수행을 통해서 아픔이 또다른 괴로움을 초래하지 않게 합니다. 배고픔이 또다른 괴로움을 불러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참고하실 것으로는 <맛지마 니까야의 모든 번뇌의 경>이 있습니다. 이 경전에 의하면, 번뇌에는 ①관찰에 의해 끊어지는 번뇌, ②수호에 의해서 끊어지는 번뇌, ③수용에 의해서 끊어지는 번뇌, ④인내에 의해서 끊어지는 번뇌, ⑤피함에 의해서 끊어지는 번뇌, ⑥제거에 의해서 끊어지는 번뇌, ⑦수행에 의해서 사라지는 번뇌가 있습니다.
이중 질문과 관련한 한 가지만 소개해 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행승들이여, 수용에 의해서 끊어져야 하는 번뇌란 어떠한 것인가? 수행승들이여, 이 세상에서 수행승은 성찰에 의해서 이치에 맞게 추위를 막고 더위를 막거나 등에, 모기, 바람, 열기, 뱀과의 접촉을 막거나 수치스러운 곳을 가리기 위하여 의복을 수용한다. 또는 성찰에 의해서 이치에 맞게, 연회를 위하거나 만끽을 위하거나 장식을 위하거나 허례를 위하거나 하지 않고, 단지 이 몸을 지탱하거나 건강을 지키거나 상해를 방지하거나 지나간 고통은 소멸되고 새로운 고통은 일어나지 않고 허물이 없고 안온한, 청정한 삶을 지키기 위하여 음식을 수용한다. 또는 성찰에 의해서 이치에 맞게, 추위를 막고 더위를 막거나 등에, 모기, 바람, 열기, 뱀과의 접촉을 막거나 계절의 위난을 제거하거나 홀로 명상하기 위하여 깔개를 수용한다. 또는 성찰에 의해서 이치에 맞게, 이미 생겨난 질병의 고통을 막고 최상의 안온을 얻기 위하여 필수약품을 수용한다. 수행승들이여, 수용하지 않으면 곤혹과 고뇌가 가득 찬 번뇌가 생겨날 것이지만, 수용하면 곤혹과 고뇌가 가득 찬 번뇌가 생겨나지 않는다. 수행승들이여, 이것들을 수용에 의해서 끊어져야 하는 번뇌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