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님을 믿는 마음은 사람들의 마음 저변에 깔려있는 불성의 발현이다. 왜냐하면 부처님을 아는 것은 부처님 자신이고, 부처님을 믿는 것은 부처님 자신이 아니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령 불성이 있다고 해도 불성을 드러내기는 어렵다. 불성은 번뇌의 늪 속 깊은 곳에 잠겨 있어, 불성의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이 힘들다. 탐욕과 분노, 번뇌가 용솟음치는 속에서 어찌 부처님을 향한 청정한 마음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에란다'라고 하는 독성 있는 나무숲에는 에란다의 싹만이 자라지, '찬다나'의 향나무는 자라지 않는다. 에란다 숲에 찬다나의 향나무가 자란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다. 지금 사람들의 마음속에 부처님을 향한,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 생겨난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기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부처님을 믿는 마음을 무근(無根)의 믿음이라고 한다. 무근이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자랄 수 있는 뿌리가 없지만, 부처님의 자비 속에서는 믿음의 뿌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혜인스님은 "부처님을 믿는 마음을 가지고 수행에 매진하여 부처님 계율을 지키며 아름답고 훌륭하게 살아가야하는 것이 불자들의 몫이다. 이런 부처님의 계율 청정을 전하는 것이 우리 스님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며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불성을 꽃 피워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