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에 등재된 불국사 다보탑은 전형적인 신라석탑과 다를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와 닮은 탑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런 다보탑을 두고 그동안 학계에서는 4층설과 3층설 등 다양한 양식 해석이 있어왔다.
최민희 박사(경주 화랑중 교사)는 8월 22일 경주대에서 열린 제147차 학술발표회에서 ‘균제와 착시로 본 불국사 다보탑의 층수’를 통해 다보탑 양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보였다.
최 박사는 “다보탑은 기단을 비롯한 아래는 사각형이며, 중간부터 상륜부까지 팔각형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석가탑과 차이를 보인다. 불국사에서는 석굴암과 달리 비대칭을 우선으로 하여 다보탑은 2층으로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최 박사는 이어 “지대석과 기단, 그리고 탑신부 등의 기본적인 요소를 추출해 보면 2층탑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갖가지 장엄으로 화려하게 보이도록 한 것”이라며 “2층탑임에도 3층이라는 오해를 불러온 이유는 3층탑인 석가탑과 대칭으로 보이도록 조성한 까닭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또 “이러한 의도적 조성은 불국사 대웅전과 극락전 앞쪽 가구식 석단에서도 사용된다. 대웅전 석난간은 2층으로 극락전 석난간은 1층으로 조성하여 극락전이 2층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착시 현상을 유도한 것일까. 최 박사는 입체적인 미를 위한 의도적 설계라고 해석했다.
최 박사는 “불국사와 석굴암에는 수많은 대칭과 비대칭을 통한 통일성인 ‘균제’가 사용됐다. 하지만 이러한 균제가 미적으로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은 군데군데 섞여 있는 ‘파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