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호 사질점토 활용·통체 제작
78호 머리 몸 연화좌 이어붙여
한국불교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국보 제78호와 제83호 반가사유상 중 어느 것이 더 뛰어날까?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전시된 두 반가사유상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0월 30일 ‘고대 불교조각의 흐름’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민병찬 연구기획부장은 국보 78호와 86호 반가사유상을 비교했다. 여기서 민 부장은 ‘금동반가사유상의 제작방법 연구’를 통해 83호 반가사유상의 주조기술이 우수하다고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반가사유상은 모두 밀랍주조법으로 만들어졌으나 육안 관찰과 감마선 사진, 비파괴 형광분석 등에서 기술적인 면이 83호 반가사유상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밀랍주조법은 흙으로 불상의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밀납을 입혀 조각한 뒤 점토를 덧씌우고 열을 가해 점토 밑의 밀납을 빼낸다. 여기에 청동 쇳물을 부어 식혔다가 바깥의 점토를 깨면 완성된 불상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삼국시대 대부분의 중소형 금동불이 이 밀랍주조법으로 제작됐다.
78호 반가사유상은 머리와 몸체, 왼발의 연화좌(연꽃 모양으로 만든 불상 자리) 등 세 부분을 따로 만든 뒤 이어붙였지만 83호 반가사유상은 머리와 몸체를 한꺼번에 제작됐다. 또 83호 반가사유상은 78호 반가사유상보다 쇳물이 세밀하게 들어갔다.
이는 제작 초기 흙으로 불상의 형태를 만들 때 83호 반가사유상은 입자가 큰 사질점토를 내형토로 사용해 내부 공기가 원활히 배출됐고 불상의 두께가 두꺼워 쇳물이 잘 흘러들어 갔기 때문이다.
민병찬 연구기획부장은 “주석이 5% 가량 함유된 청동을 재료로 한 점에서 비슷하지만 내부 공기 제거, 쇳물의 유동성 확보, 내형토를 확실하게 고정시킨 철심 등의 장치를 한 83호 반가사유상의 기술이 더욱 뛰어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