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불교협, 여성출가 불인정 / 스리랑카서 비구니계 수지 후 귀환
수행·포교 매진해 신도 호응UP / 1백여 명 추산… 각국 언론 지지도
태국의 한적한 시골 마을 길가에 늘어선 주민들이 일군의 비구니 스님들에게 쌀, 카레, 과일, 과자 등의 공양을 올린다. 태국에서 스님들의 탁발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비구니 스님의 탁발은 신기한 모습이다.
이는 태국에서는 여성의 출가가 인정되질 않기 때문이다. 태국 불교계 대표 기구인 ‘태국불교협회(Samacom Buddha Sasana Muag Thai)’는 지금까지 여성에게 구족계 수지를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20만여 명에 이르는 태국 스님들은 모두 남성인 비구이다. 여성은 오직 ‘가톨릭 수녀처럼’ 흰색 옷을 입은 채 사원에서 수행자가 아닌 불자로서만 생활할 따름이다.
그런데 나콘파톰(Nakhon Pathom) 주(州)를 중심으로 개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비구니계를 수지한 비구니 스님들이 송담마칼야니(Songdhammakalyani) 사원에 주석하며 수행과 포교에 매진하고 있고 그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Asia Times’에 따르면 태국의 비구니 스님은 1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모두 스리랑카에서 비구니계를 수지하고 다시 태국으로 돌아온 스님들이다. 그러나 이들 스님들의 태국에서 삶은 녹녹치 않다. 태국 정부와 불교계가 비구니 스님들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불교계 지원 정책에서 비구니 스님과 주석 사원을 제외시키고 있고 비구 스님들 역시 그들을 배척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비구니 스님들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 지역 주민의 지지 속 출가를 서원하는 태국의 여성 불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계층도 노동자, 대학 교수, 기업 임원, 언론인, 의사 등 다양하다. ‘여성 출가’에 대한 관심이 여성 불자들 사이에 폭넓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태국 여성들도 구족계를 수지한 수행자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전제한 담마난다(Dhammananda) 스님은 “우리는 이제야 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며 “태국에서 비구니 스님의 온전한 수행 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태국의 재가불자들의 지원과 세계의 관심이 그 시점을 더욱 앞당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담마난다 스님은 “태국 정부와 불교계가 비구니 스님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일을 지속해 아쉽다”며 “이럴 때일수록 비구니 스님이 계율을 철저히 지키며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할 때다. 재가불자들의 지원과 세계의 관심이 이 상황을 고쳐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현대불교 / 기사원문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4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