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의 생각

승현스님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태어남과 죽음을 보고 둘의 연결을 생각한다. 하지만 본디 생겨나는 것이 없으므로 멸하는 것도 없다.
이러한 진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면, 세상 만물의 생멸이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은 나의 존재를 믿고 내 것에 집착한다. 그러나 원래 나는 없는 것이기에 내 것이라는 것도 없다.
나와 내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또한 이 둘이 다른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청정함과 더러움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차이에 대해 고집한다. 그러나 원래 사물의 본질에는 청정함도 더러움도 없다.
청정함이나 더러움은 모두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낸 부조리한 상념일 뿐이다. 사람은 선과 악이 원래부터 다른 것이라고
나누어 그 차별에 목을 맨다. 그러나 온전한 선도 없고 온전한 악도 없다. 깨달음의 길에 들어간 사람은 이러한 선악이
본디 다른 것이 아니라고 알고 그 진리를 깨달으려고 한다. 사람은 불행을 두려워하고 행복을 소망한다.
그러나 진실의 지헤를 갖고 이 두가지를 바라본다면 불행의 상태가 그대로 행복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불행과 행복은 상반된 것이 아니라고 깨달아야 한다. 몸과 마음에 들러붙어 자유를 속박하는 미혹도 진실의 자유도
특별히 있는 것이 아니라고 알게 된다면 비로소 사람은 그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그러므로 있음과 없음이라고 말하고,
존재와 부존재라고 말하고, 바름과 그름이라고 달리말하여도 실은 상반된 두 가지의 것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본질의 모습에 있어서는 표현하는 것도 보여 지는 것도 아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러한 말과 추량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이러한 말과 추량을 벗어날 때 비로소 진실 된 공(空)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