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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을 잊어라
글쓴이 : 총무원 날짜 : 2017-03-15 (수) 17:09 조회 : 422


원망을 잊어라



덕산스님




옛날 장재왕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전쟁을 좋아하는 옆 나라의 브라후마닷타왕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왕비와 왕자와 함께

숨어지냈다. 그러다 적에게 잡히고 말았으나 다행히 왕자만은 도망칠 수가 있었다. 왕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로 된 날

왕자는 아버지의 생명을 구할 기회를 엿보았으나, 결국에는 아무 손도 못 쓰고 원통한 눈물만 흘리며 아버지의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왕은 왕자를 발견하고, '오래 보아서는 안 된다. 급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미움은 미움을

없애는 것으로밖에 정복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혼잣말 하듯이 속삭였다. 그 후 왕자는 오로지 복수를 할 방법만을 찾았다.

드디어 그가 브라후마닷타왕의 시종으로 고용되어 왕에 접근하여 신임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왕이 사냥을 나갔다.

왕자는 오늘이야말로 그 목적을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고 결심하고 눈치 채지 않게 왕을 군사들로부터 떨어뜨려 놓았다.

왕자는 혼자 왕 곁에서 산속을 뛰어다녔다. 왕은 피곤에 지쳐 자신이 신뢰하는 이 청년의 무릎을 베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지금이야말로 때가 왔다고 생각한 왕자는 칼을 빼서 왕의 목을 겨눴으나, 그 찰나 아버지가 임종에게 한 말이 떠올라

몇 번이고 찌르려다가 찌르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이 갑자기 왕이 눈을 뜨고 하는 말이, "지금 장재왕의 왕자가 자신의 목을
찌르려고 하는 무서운 꿈을 꾸었다."라고 이야기 했다. 왕자는 왕을 쓰러뜨린 후 다시 칼을 쳐들고, 이번이야말로 오랜 동안의

원한을 풀 수 있는 때가 왔다고 말하며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망설이다 갑자기 자신의 칼을 버리고

왕의 앞에 무릎을 꿇었따. 브라후마닷타왕은 장재왕이 임종에서 한 말을 듣고 크게 감동하여, 왕자와 서로의 죄를 사죄하였다.

그리하여 왕자는 자신의 나라를 돌려받게 되었고, 그 후에도 두 나라는 오래오래 사이좋게 지냈다. 장재왕의 임종에서

한 말 중 '오래 보아서는 안 된다'라는 것은 원한을 오래 갖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급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우정을 깨는것을 서두르지 말라고 하는 뜻이다. 원망은 근본적으로 원망으로 잠재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망을 잊어야만

없앨 수 있다. 화합의 승가에서는 위로부터 아래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이 이야기의 정신을 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