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에 다섯 개의 강이 있는데, 바다로 들어가면 다 본래의 이름을 버리고 바다로 된다.
-항수경-
나의 법은 청묘(淸妙)하여 마치 깨끗한 물이 능히 일체의 때를 다 씻어버리고 또 큰 불이 크고 적고 좋고 나쁜 것을 모두 태워버리는 것과 같다.
-현우경-
일체의 국토가 허공과 같으므로...나는 이렇게 일체의 세계가 같고, 일체의 중생이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청정비니방광경-
옛날 한 거사가 문수사리를 보고자 크게 보시를 행하고 높은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하루는 매우 추하게 눈꼽이 끼고 콧물이 흐르며 입에서는 침이 흘러 내리는 웬 늙은이가 그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대노하여 땅에 끌어 내리고서 보시를 주어 쫓아 보냈다.
그날 밤 매우 피곤하여 잠이 든 거사의 꿈에 한 사람이 나타나 말하였다.
“너는 문수사리를 보고자 하면서, 그를 보고도 알지 못하였다. 아까 높은 자리에 앉았던 늙은이가 문수사리였는데, 너는 그를 내쫓았구나.”
인도는 지금도 수백 개의 카스트(신분계급)로 분화되어 서로간의 결혼은 물론 왕래도 하지 않는다. 간디는 이러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을 하지쟌(신의 사랑받는 아들)이라 부르고 앞장서서 계급철폐를 부르짖었지만 수천 년에 걸친 인습을 없앨 수는 없었다.
부처님 시대의 인도 땅도 심한 신분차별이 존재했다. 부처님은 신분적 억압에 신음하는 인도인들에게 평등을 선포하시고 몸소 실천하셨다. 많은 귀족들의 반감을 샀지만 부처님은 교단 안에서 일체의 불평등을 용납하지 않으셨다. 출신에 관계없이 교단에서는 평등했고 부처님 자신도 평등한 일원으로서 일체의 특권을 거부했다. 지금 이 시대도 온갖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성(性) 차별, 빈부의 차, 인종적, 종교적 편견 등으로 서로가 서로를 질시하며 투쟁하고 있다.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오늘의 불교인은 평등한가? 재산에 대해, 지위에 대해. 권력에 대해 평등한가?
오늘의 불교는 평등한가?
무엇 보다 도, 나는 일체 중생에 대하여 평등을 베풀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김상범기자
2009-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