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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하고 게으름 피우면 청정한 계행도 무너진다
글쓴이 : 총무원 날짜 : 2018-10-08 (월) 16:45 조회 : 235


거만하고 게으름 피우면 청정한 계행도 무너진다



"캐캐묵은 원한도 청정한 마음 무너지면 나타난다. 계행은 한시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중국 당나라 때 계행이 청정하고 정혜를 열심히 닦은 성혜라는 스님이 여러 대중들과 함께 살았다. 그는 마음이 자비롭고 화를 잘 내지 않아 간병하는 일을 맡아 보게 되었다.

하루는 그 대중 처소에 성질이 포악하고 인물이 괴상한 노장스님 한 분이 왔었는데, 그 노장스님은 문둥병이 만성이 되어 몸에서는 피와 고름이 줄줄흘러 옆에서 간호하기가 역겨웠다.

그런데도 노장스님은 사람을 항상 자기 옆에 불러 앉혀놓고 떠나지를 못하게 하면서 신경질을 부리곤 한다. 때로는 밥그릇을 팽개치기도 하고, 약이 쓰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고, 죽이 뜨겁다고 성혜스님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성혜스님은 그럴수록 생각하기를 "병이 만성이 되어 신경질을 많이 부리니, 이런 사람을 더 친절하게 보살펴주어 어떻게 하든지 병이 낫도록 간병해 주는 게 내 할 일이겠지"

그리하여 더 친절하게 간호를 하였다. 이렇게 지극히 간호한 덕택으로 그 노장스님은 고치기 어려운 만성 문둥병이 3개월만에 완치되었다. 노장스님은 완쾌되어 떠나게 될 때에야 침이 마르도록 성혜스님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연 자네야말로 현세의 보살이군, 복을 짓는 가운데서 간병보다 더 큰 것이 없다 하거늘 네 정성스런 간호로 내 병이 다 나았으니 그 고마움을 잊지 않으마. 네 나이 40이 되면 나라의 국사로 뽑혀 천하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리라. 그때에 천하제일의 권력가로 변했을 때 마음에 허영을 채우게 되면 크게 고통받는 일이 있으리라. 그때에 꼭 나를 찾아야 할 것임을 잊지 말아라."

성혜스님은 국사가 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본 바 없는 고로

"스님, 저 같은 사람에게 나라의 국사라니요. 그리고 5욕을 버리고 출가수도하는 것은 열심히 정진하여 장차 견성성불을 하여 무량중생을 제도하자는 것인데, 그러한 지위가 저에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만약 그러한 지위가 온다 하여도 결코 오늘의 이 뜻을 저버리는 생활은 하지 않을 겁니다."

"어허, 이사람, 장담은 못하는 거라네. 먼 훗날 일은 두고 보면 알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스님의 주소라도 알려 주십시오."

"나는 다룡산 두 소나무 아래 영지 옆에 산다. 그리로 날 찾아 오너라."

"감사합니다. 만일 그런 일이 생기게 되면 꼭 찾아뵙겠사오니 오늘의 이 언약을 저버리지는 마십시오."

노장스님과 성혜스님은 이렇게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과연 성혜스님이 40세가 되었을 때에 몇 번을 사양하였지만 여러 스님들의 추천으로 엣날 그 노장스님의 말씀대로 국사가 되었다. 왕명을 받아 오달조사라는 호를 받고 금빛 찬란한 가사장삼을 몸에 두르고서, 천하제일의 임식에 만조백관이 그 앞에 조아리고, 왕 역시 정치를 자문해 오니 세상에 그 보다 더 높은 사람은 없었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달조사는 어깨가 으쓱해졌고, 40여년간 지켜온 지난 날의 계행은 간 곳이 없어졌으며 오후불식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게 되었다.

어느날인가 하루는 이상하게 넓적다리가 쓰리고 아파 만져보니 웬 혹이 하나 나있다. 그 혹은 시시각각으로 커져 나중에는 사람의 머리만 해졌다. 그런데 그 혹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가. 머리도 코도 입도 지닌...

걸음을 걸으면 쓰리고 아파 견딜 수가 없어 저절로 얼굴이 찡그려졌다.

일국의 국사는 자비의 상호를 지니고 있어야 하거늘 항상 찌푸리고 있자니 만조백관 앞에 나서기도 괴로웠다. 좋다는 약은 다 써도 낫지를 않는다. 하루는 그 아픈 곳에서 사람 소리가 났다.

"오달아, 너만 좋고 맛있는 음식 먹지말고 나도 좀 다오. 그리고 걸을 때에는 조심조심 걸어 나를 좀 아프지 않게 해다오.

네가 다리를 절뚝거리지 않으려고 억지로 걸음을 걸을 때마다 나는 얼굴이 쓰려 견딜 수가 없구나."

깜짝 놀란 오달조사

"도대체 너는 누구인데 날 이토록 괴롭힌단 말이냐? 말이나 해 보아라."

그러나, 그 말뿐 입을 열지 않는다. 소름이 끼친 오달조사는 아프기도 하거니와 남이 알까 두렵기도 했다.

일국의 국사의 신분으로서 이 무슨 창피인가?

남에게 말 못할 이런 병을 지니고 있다보니, 하루하루가 바늘 방석에서 지내는 것만 같아 부귀영화도 다 싫었다.

불현듯 언젠가 오늘을 예고해 주신 그 노장스님 생각이 났다. 오달조사는 야밤에 모든 것을 다 팽개치고, 노장스님을 찾아 다룡산으로 찾아 나섰다.

다룡산 두 소나무 사이에 이르니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이상한 풍악소리가 들리고 한 정자 아래 그 노장스님이 앉아

"오늘 네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었노라."하시었다.

"스님! 제 병을 좀 고쳐 주십시오. 이 혹이 나를 괴롭히고 놓아 주지를 않습니다."

"그러게 내 이르지 않았더냐. 국사가 되더라도 전날의 계행과 정진을 게으름 피우지 말고 계속해라 했거늘 혹은 바로 너의 원수다. 저 영지로 내려가 말끔히 씻어버려라."

노장스님의 말씀대로 오달조사가 영지에 내려가 씻으려 하니 그 혹이 말하기를

"내가 너에게 할 말이있다. 너는 나를 알겠느냐?"

"내가 어찌 너를 안단 말이냐?"

"그렇겠지. 그런 나는 너를 잊지 않고 있다. 나는 옛날 일국의 재상으로 있을 때 너는 우리나라에 사신으로 와서 무슨 오해를 가졌는지 우리 임금에 참소하여 나를 죄없이 죽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철천지 원한이 되어 기회만 있으면 원수를 갚고자 했지만, 네가 세세생생 중이 되어 계행을 청정히 지니고, 마음 닦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 틈을 얻을 수 없어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날 네가 국사가 되어 계행이 해이해지고 수도를 하지 않아 모든 선신이 너를 버리고 떠나는 바람에 이렇게 원수를 갚을 수 있었는데, 다행히 너는 불심히 강하고 전날 여러 사람들에게 간병을 지극 정성하였던 공덕으로 노장스님께서 너를 돌보아 더 이상 너를 괴롭히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 역시 저 노장스님 덕으로 세세생생에 맺은 원수를 풀고 참 도를 구해 나아가게 되었으니 다행한 일이구나. 이 영지못은 해관수라는 신천으로 한번 씻으면 만병이 통치되고 묵은 원한이 함께 풀어지기 때문이다. 그럼 잘 있거라."

하며 그 혹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오달국사는 그때에야 그동안의 해이된 계행, 거만한 마음을 참회하고 그 물에 목욕하니 병은 간곳이 없고, 몸은 전날 수도하던 그때의 가뿐한 몸으로 돌아온다. 해관수에서 목욕하고 나와 그 노장스님을 뵙고자 그곳으로 갔더니, 소나무는 여전한데 정자와 노스님은 간 곳이 없었다. 과연 성현의 영적이었으리라.

그로부터 오달조사는 나라에 사표를 쓰고 엣날처럼 게행을 청정히 하고 수도에 정진하여 이른바 만수행인의 본이 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