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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기운은 따뜻하면 낳아서 기르고 차면 시들어 죽게 한다. 그러므로 성질이 차가운 사람은 받아서 누리는 것도 또한 박(薄)할 것이니 오직 화기(和氣)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야 그 복(福)이 두터우며 그 은택(恩澤)이 또한 오래가는 것이다.
벗들이 다투면 때 맞춰 화홰 시키고, 허망한 말 전하기를 즐기지 않으면 후생에 친한 사람과 헤어지지 않으며 그 몸이 언제나 사람들의 어른이 되리.
옛날 어떤 사람이 결혼을 하여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했다. 그러나 다른 데는 다 예쁜데 다만 코가 추했다. 그는 밖에 나가 지나다니는 남의 부인의 얼굴이 아름답고 또 그 코가 예쁜 것을 보고 혼자 이런 생각을 했다. ‘음, 내 지금 저 코를 베어다가 내 아내의 얼굴에 붙이면 좋지 않겠나’ 그리하여 곧 남의 부인 코를 베어 곧장 집으로 달려 와서는 부인을 서둘러 불렀다. “당신 빨리 나오구려, 당신에게 좋은 코를 주리다.” 부인이 뛰어 나오자 그 부인의 코를 베어 그 자리에 베어 가지고 온 남의 코를 붙였다. 그러나 좀체로 잘 붙지 않았다. 결국 그나마 추한 코마저 잃어버리고 큰 고통만 당하게 되었다. 부처님의 교단인 승단을 ‘화합하는 무리’라고 하여 화합중이라 부른다. 부처님은 교단이 유지될 수 있는 첫째 조건으로 제자들이 화합을 항상 역설했다. 화합의 시작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것이다. 나를 내세우고 고집피울 때 화합은 유지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화합을 무원칙적인 타협과 동일시할 수도 없다. 화합은 공동체의 덕목이지만 그 공동체는 진리의 깨달음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원효스님은 백가쟁명식의 무익한 교리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화쟁사상을 주창하셨다. 이러한 원효스님의 노력으로 한국불교는 비록 교파와 학풍이 다르더라도 통불교라는 특유한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다툼이 없이 모두가 화합하는 세계야 말로 영원한 부처님의 세상이다.
-일간동국일보 이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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