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마을에서 처녀가 애기를 배고 말았다. 부모는 놀라 딸을 다그쳤다.
"어느 놈의 자식이냐?"
딸은 궁지에 몰려 엉뚱한 이름을 대고 말았다.
"동네 윗절에 백은스님이예요."
놀랍기 이를 데 없는 소리였지만 덕이 높은 스님이 그랬다는지라 부모는 할 수 없이 스님을 찾아갔다.
"미거한 딸을 돌보아 주시어 혈육을 잉태하게 되었습니다"하는데, 스님은 담담히 "아, 그래요?" 할 뿐이었다.
마침내 딸이 아들을 낳아 부모가 그 사실을 알려도
"아 그래요?" 할 뿐 아이를 안아보고 곧바로 올라가 버리는 것이었다. 일이 이렇게 되니 괴로워진 딸은 모든 사실을 고백하였다.
진실이 밝혀져 부모님이 스님께 사과하러 가니 스님은 역시 "아 그래요?"하고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