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떤 스님이 마을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 청년을 만나 길동무가 되었다. 절까지는 아직도 산 하나가 남아 있어 두 사람은 서로 반가워하였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숲 속에서 커다란 호랑이가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둘 중 한명이 밥이 되어야 할 거 같은데 옷을 벗어 누구를 원하는지 알아 봅시다."
스님이 옷을 던지자 호랑이는 거들떠도 보지 않고 젊은이의 옷 위에 가서 앉았다. 청년은 "제가 저놈하고 한바탕 싸울테니 제가 힘이 딸리면 '호랑이 이 놈'하고 소리를 질러 응원해 주십시오"하고 호랑이와 붙어 싸웠다.
한참을 싸운 뒤 마침내 젊은이가 힘이 빠져 죽어가는데 스님은 벌벌 떨고만 있었다. 결국 젊은이는 죽어가며 "중 이놈"하고 외쳤다.
그 날 스님이 절로 돌아온 뒤부터 절의 종을 칠 때마다 "중 이놈"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 절은 까닭없이 쇠퇴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