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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도 미시랑 이야기 - 대은스님
글쓴이 : 총무원 날짜 : 2015-06-26 (금) 10:52 조회 : 1072


진흥왕은 민가의 처녀들 중에 아름다운 여자를 뽑아서 원화로 삼았습니다. 원화제도는 신라를 운영하는 요체역할을 합니다. 이때 남모랑과 교정랑이라는 두 여자가 원화로 뽑혔는데 이들에게 모여든 사람만도 3·4백 명이나 됐습니다. 그런데 이 두 원화는 질투와 시기로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교정이 남모를 질투해 죽이고 이 사실이 발각돼 남모의 무리가 교정을 죽였습니다. 이 사실은 왕에게 보고됐고, 왕은 진노해 원화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여러 해가 지난 뒤 왕은 나라를 일으키려면 그래도 풍월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왕은 다시 명령을 내려 이번에는 좋은 집안의 남자 중에 덕이 있는 사람을 뽑아 화랑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설원랑을 국선으로 삼았습니다. 이것이 화랑 국선의 시초입니다.
진지왕 때 흥륜사에 진자스님이 살았는데 그는 항용 미륵상 앞에서 소원을 빌었습니다. “미륵불이시여, 부디 화랑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소서. 제가 항상 가까이서 뵙고 모시며 시중을 들겠나이다.”

어느 날 밤 꿈에 스님 한 분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웅천 수원사에 가면 미륵선화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진자는 꿈에서 깬 뒤 바로 수원사를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수원사에 이르자 문밖에 곱게 생긴 웬 소년 하나가 예쁜 눈매와 입맵시로 반갑게 인사하더니 작은 문으로 그를 안내했습니다. 진자가 머리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습니다.
“그대는 나를 모를 것인데 어찌하여 이렇듯 극진하게 대접하는가?”

소년이 말했습니다.
“저 또한 서울 사람입니다. 스님이 먼 곳에서 오셨기에 위로했을 뿐입니다.”
소년은 곧 문밖으로 나가더니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진자는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자는 스님들의 충고에 따라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산에 이르니, 노인으로 변한 한 신령이 진자를 맞으며 말했습니다.

“미륵선화를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노인이 또 말했다.
“저번에 수원사 문밖에서 이미 미륵선화를 보았을 텐데, 또 무엇을 보려는 것인가?”
진자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그 길로 흥륜사로 달려갔습니다.
그런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무렵, 진지왕이 진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불렀습니다.
“그 소년이 스스로 서울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성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이니 성안을 찾아보라는 것이 좋을 것 같네.”

진자는 왕의 뜻을 받들어 무리를 모아 마을을 돌며 소년의 행방을 찾았습니다. 영묘사 동북쪽 길가에 이르렀을 즈음, 나무 밑에 빼어난 용모의 한 소년이 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진자는 그를 가마에 태워 궁에 데려온 뒤 왕께 뵈었습니다. 왕은 그를 존경하고 사랑해 국선으로 삼았습니다.
미시랑은 화랑도 무리를 서로 화목하게 하였습니다.

미시랑 얘기를 듣노라면, 화엄경 여래출현품이 떠오릅니다. 진자스님이 미시랑을 찾아 전국 곳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토록 찾았던 미륵선화는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입니다. 인디언 설화는 아버지 태양을 찾으러 여행을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내용으로 돼 있습니다. 태양을 절대적 진리의 상징으로 읽는다면, 이는 파랑새 동화와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리고, 파랑새 동화는 철학적으로 여래출현품과 일치합니다. 여래출현품에서 부처님께서는 이 땅에 나투신 뜻을 밝히면서 “세상의 모든 중생이 불성이 있으면서 이를 모르고 살아가므로 이를 깨우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깨달음이란 그다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을 보고 싶은 이가 있다면 주변을 둘러 보십시오. 울고, 웃고, 찡그리고, 노래하는 사람들. 그 온갖 표정의 사람들. 그들이 바로 부처님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