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오무기태자라고 불리는 왕자가 있었다. 다섯 종류의 무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서 이런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수행을 끝내고 고향 마을로 돌아가는 도중, 황야에서 지모라는 이름의 괴물과 맞닥뜨렸다.
지모는 어슬렁거리며 왕자에게 접근했다. 왕자는 먼저 활을 당겼으나 화살은 지모를 맞췄음에도 끈적거리는 털에 엉겨 붙기만 할 뿐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칼을 내리쳐도 칼만 부러질 뿐 창도, 봉도 괴물의 살갗을 뚫지 못하고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무기를 전부 잃은 왕자는 주먹으로 내리쳐 보기도 하고 발로 차 보기도 하였으나, 오히려 주먹과 발이 지모의 털에 빨려 들어가 왕자의 몸은 지모의 몸뚱이에 붙어 거꾸로 매달리게 되었다.
결국 머리로 지모의 가슴에 부딪혔지만, 역시 왕자의 머리가 지모의 가슴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지모가 말했다. "아무리 저항해도 소용없다. 너는 내 손아귀에 있어. 이제 너의 몸을 씹어 먹어 주겠다."
그러나 왕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너는 내가 무기를 전부 다 써 버렸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아직 나에게는 금강의 무기가 남아 있다. 만약 네가 나를 삼킨다면, 나의 무기는 너의 뱃속에서 뚫고 나와 너를 갈기갈기 찢어놓을 것이다."
그러자 지모라는 괴물이 왕자의 용기에 한 발 물러서며 물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왕자는 대답했다. "진리의 힘으로"
드디어 괴물은 왕자를 놓아주고, 오히려 왕자의 가르침을 받아 악행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