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은 청정한 고원이나 육지에서 피지 않고 오히려 더러운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것처럼, 미혹을 벗어나야만 깨달음이 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견해나 미혹에서야말로 부처의 씨앗이 자란다.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깊은 바다 끝까지 내려가야만 비로소 가치도 매길 수 조차 없는 귀한 보석들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미혹의 진흙바다 속으로 묵묵히 들어가지 않고서는 깨달음이라는 보석을 얻을 수 없다.
산처럼 큰 자아와 이기라는 집착을 가진 자라 할지라도 비로소 도를 구하려는 마음도 일어나고, 궁극에는 깨달음에 다다른다. 전설속의 한 은둔자가 있었으니, 그는 칼날 같은 산에 올라도 상처 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불 속으로 던져 넣어도 타 죽기는커녕 시원함을 느꼈다고 한다.
도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명예 이욕의 날카로운 산에서도, 증오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도 깨달음의 서늘한 바람으로만 느껴질 것이다.